인터넷 쇼핑이 대중화 되면서 인터넷 쇼핑몰로 인한 고객 불만이나 사건, 사고가 증가하고 있다. 실제 제품을 배송 받아 보고 나면 인터넷 상에서 이미지로 보여지던 제품의 상태나 품질과 다른 경우도 허다하다. 그 격차가 너무 심해서 교환이나 환불에 대한 논란도 많지만, 요즘 눈에 띄는 것은 쇼핑몰 측의 가격 입력 실수 건이다. 기존에도 여러 쇼핑몰에서 특정 제품의 가격을 실수로 너무 낮게 쓰는 바람에 이런저런 혼란과 제품을 주문한 소비자들의 항의가 있었는데, 최근에는 두 가지 대비되는 사례가 있어서 이를 소개한다.
첫번째는 동서몰(http://www.dongsuhmall.kr)이라는 종합 쇼핑몰이고, 두번째는 누구나 다 아는 대형 서점 체인인 교보문고의 온라인 몰이다. 두 곳은 모두 최근에 한 제품의 판매가를 낮춰 입력하는 실수를 했다. 동서몰은 시중에서 800원 이내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는 농심 육개장 사발면의 판매가를 원래 소비자판매가의 80분의 1에 해당하는 10원으로 써올려 놓았다.
그러자 온라인으로 소문이 퍼져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모여 들게 되었고, 많게는 100개, 1000개를 주문하는 사람도 나타났다. 이 일이 쇼핑몰 측의 어처구니 없는 과실이라는 것은 분명했지만, 주문한 이들은 모두 은근한 기대를 나타냈다. 주문하라며 커뮤니티 회원들에게 구매를 격려하는(?) 네티즌도 나타날 정도였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몇몇 주문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는 네티즌들의 예상이 적중하는 결과가 나왔다.
아래는 동서몰이 게시판에 공지사항으로 올린 사과문의 전문이다.
저희 사이트 내 "육개장사발면 88g(소)"의 판매건에 문제가 생겨
서대문 경찰서 사이버 수사대에 수사의뢰 를 하였으며 결과가 나오는대로
별도공지 하겠습니다.
현재 환불/카드취소를 진행중이며,
주문 고객님이 6천여명 되어 다소 시간이 걸리니
금주안에 완결 짓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고객님들께 불편을 드려 다시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누가 동서몰을 해킹이라도 해서 조사가 필요한건지, 자세한 정황은 설명되어 있지 않다.
동서몰은 다른 글을 통해 입금한 고객들에게 은행 수수료 500원과 함께 전액을 환불하고, 마일리지 포인트 1000점을 주겠다고 알려왔다. 일각에서는 퍼블리시티를 위한 사기행각이 아니냐는 얘기도 있고, 개인정보를 빼돌리기 위한 교묘한 수작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본 게시글에 달린 네티즌의 댓글이 흥미롭다.
그건 나중에 해야할일 아닌가요??
전화한다더니 전화도 없고.. 그냥 글로 사과드립니다 이러면 끝나는건가요? 그럴꺼면 머하러 전화드린다고 했습니까?? 좋게 끝낼수도있는일을
사후관리 똑바로 안해서 쇼핑몰 이미지 망가뜨려지고.. 개인정보에 대한 얘기는 왜 없는거죠??
해킹당했으면 우리 개인정보는 어떻게 되는겁니까?? 그깟 마일리지 1000원에 우리 개인정보가 날아간겁니까?? 만약 그렇다면 신고할테니까
사후관리 제대로 하세요 어쨌든 그렇게 올려진건
분명 동서몰 잘못이니까요
-hyun6670 (게시글 링크)
하여튼 좋지 않은 얘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워낙에 어처구니가 없었던 사고인지라 당연한 처사라는 반응들이 대부분이지만, 일부 분노한 소비자들은 쇼핑몰 게시판에 공격적인 댓글을 남기고 있다. 우선 동서몰은, 6천명이나 되는 피해 고객들에게 전화를 "드리겠다"는 말을 공식적으로 해 놓았으나, 전화를 받았다는 네티즌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문자를 받은 고객도 있다고는 하나, 이것 또한 고객들의 화를 잠재우기에는 부족한 조치로 비춰진다. 쇼핑몰 측에서 알아서 처리해야 할 환불마저도 요청하는 고객에 한해서만 환불을 하고 있다고 한다. 쇼핑몰에 방문해서 게시판에 비공개 글로 계좌번호와 이름, 전화번호를 적어야 환불 처리가 된다고 한다. 이번 일에 대한 피해 보상 격으로 주겠다는 마일리지를 1000점은 고객들의 화를 더 돋구고 있는 듯 하다. 실제 구매에 마일리지를 쓸 수 있는 것은 3000점 이상부터이기 때문이다. 일부 회원들은 동서몰이 원래 사용 가능한 마일리지의 최소한도를 이번 사건 이후 3000점으로 올려 버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선심 쓰는 척 한다, 괘씸하다"는 의견이 게시판을 도배하고 있다.
지키지 못할 대응 방안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점, 형식적인 사과 문구로 본 사건에 대한 해명을 끝맺으려 한 점, 해킹에 대한 자세한 정황을 알려주지 않은 점, 또 고객들이 가장 궁금해 하고 가장 민감해 하는 개인정보 유출 여부에 대해서도 해명하지 않고 있는 점 등 동서몰의 위기 대응 방식은 여러가지로 문제가 많다.
한편, 교보문고에서도 최근 한 일본 애니메이션 DVD 제품의 가격을 잘못 기입하는 실수를 했다. 정가가 원래는 28500원인 듯 한데, 85%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는 내용을 올려버린 것이다. 제품 구매 관련 정보 사진 아래에는 교보문고가 게시한 사과글도 함께 붙어있다.
일단 교보문고는 손해를 감수하고 해당 제품을 주문한 모든 고객들에게 똑같은 제품을 배송하는 것을 선택했다. 가장 처음으로 눈에 띄는 것은 "인터넷 교보문고 DVD 담당 이은주입니다."라는, 본 사과문에서 제일 큰 글씨로 쓰인 첫 문구이다. 보통 외국 기업들이 퍼스널 커뮤니케이션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주로 사용하는 기법인 줄 알았는데...이런 형태의 사과문을 국내에서 보기는 처음이다. (이와 유사한 형태의 다른 국내 기업 사례가 있다면 알려주시길...)
제품 배송 일정에 대해서도 비교적 상세하게 알려주고 있고, 교보문고가 이 상황을 어떻게 처리하고 있는지도 잘 설명이 되어 있다고 본다. 고객과의 신뢰를 최우선으로 여긴다는 교보문고의 기업 가치가 담긴 글귀도 조금 튀는 색에 크기를 더 키우고, 밑줄을 가미해 키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마지막에도 쓰인 교보문고 담당자의 실명이 더욱 사과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사과문 첫 줄에 "항상 ~ 이용해 주시는 고객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 부분 정도겠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늘 서로의 사과문을 베끼는 걸까. 사과문이라는 사과문마다 저 문구가 꼭 첫줄을 차지한다. 항상 큰 위기 때마다 저 문구를 훈장처럼 내세운 사과문이 등장하는데, 매번 네티즌들과 고객들은 똑같은 말을 반복할 뿐이다. "지금 이 마당에 그 말이 다 무슨 소용이지?" 사과문을 대하는 이해관계자의 대부분이 저 말을 변명처럼 여기는 것은 당연하다. 진짜 현실에서 우리가 누군가에게 사과를 할 때의 Tone & manner를 생각하면, 저 문구는 분명 상대방을 약간 희롱하는 것처럼 들릴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하여간 교보문고의 이런 사과문과 대응이 인터넷에 돌면서 네티즌들은 감동했다는 반응들이다. '교보문고의 서비스 퀄리티는 원래부터 좋았다', '교보문고의 서비스는 차별화 되어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위기 대처법 중에서 단연 눈에 띈다'는 반응들이 줄이어 나타나고 있다. 교보문고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작지만 불필요하다고 보여질 수도 있는 금전적 손해를 감수해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고객과의 신뢰를 더 중하게 여긴다는 포지션을 확고하게 내세우면서 이번 위기를 통해 고객과의 신뢰를 더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위기'의 한자어 뜻 그대로 '위험을 기회로 바꾼' 케이스를 만든 것이다.
현명한 위기 커뮤니케이션, 오너쉽 있는 위기관리 법을 보여준 교보문고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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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b5team의 주간 e-바닥 관전기 17번째 삭제
2009/09/04 15:58TRACKBACK FROM Saltern of Knowledge▶ NHN, 새 광고 플랫폼 도입 네이버 검색 결과 오른쪽 영역에 광고 영역을 도입한다고 하는군요. 성장 둔화세 속에서 수익 증대를 위해 시도한다고 설명했다는데, 얼마나 효과가 발생할 지 모르겠군요. 나름대로 UI 분석 등을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추진하는 시도일테니 일단은 지켜보고 싶군요. ▶ 극과 극, 동서몰과 교보문고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가격 입력 실수(?)로 인한 극단적 가격 오류 상품의 대량 판매가 이루어진 경우에 대한 2개 쇼핑몰의 극과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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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 케이스는 항상 쌔미님한테 배우고 간다니까요.... 글 마지막 마무리 ..멋져요~ 그럼 또 봐영 ~
2009/09/02 09:18 [ ADDR : EDIT/ DEL : REPLY ]감사해요 :^)
2009/09/02 10:58 [ ADDR : EDIT/ DEL ]2달간 휴면 상태였는데...소생술 시행 중입니다 하하
실무자로서 교훈이 되는 케이스네요. 감사합니다.
2009/09/02 09:22 [ ADDR : EDIT/ DEL : REPLY ]감사합니다! eunice님의 최근 연예기획사 이슈에 대한 글도 인상적이었습니다..늘 Compassion이 화두인데, 자신이 입은 피해를 당장 생각하면 공감이나 감정 이입을 쉽게 잊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저도 자주 찾아뵐게요!
2009/09/02 11:01 [ ADDR : EDIT/ DEL ]위기관리는 늘 어렵다고 생각합니다만 진심은 통한다는 원칙은 맞는것 같습니다^^
2009/09/02 09:25 [ ADDR : EDIT/ DEL : REPLY ]너무 가시적이고 실질적인 피해에만 집중하고, 스트레스를 받다 보니 진심 같은 건 아예 없어 보이는 기업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결국 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인데 말이죠...
2009/09/02 11:04 [ ADDR : EDIT/ DEL ]두 사례 참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블로그 운영하며 ...
2009/09/02 09:52 [ ADDR : EDIT/ DEL : REPLY ]많은 수의 포스팅 보다 적은 수의 알찬 포스팅이 더 좋겠다 라는 생각을 이 블로그를 통해서 많이 하게 됩니다.
아; :^) 이제는 많은 수의 알찬 포스팅으로 찾아뵈려고 생각중이었는데...다시 블로깅 전략을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9/09/02 11:07 [ ADDR : EDIT/ DEL ]안녕하쎄요! 한경 PR 아카데미 1기 정인경입니다. 오랜만에 인사드리네요! 잘 지내시죠?
2009/09/02 10:09 [ ADDR : EDIT/ DEL : REPLY ]트위터를 통해 안부 소식 보고 있었어요~ 저도 요즘 농촌진흥청 홍보팀에서 일을 하고 있어서, 위기관리에 관심이 급 많아졌답니다. 조교님의 블로그 글 스타일이 정용민 선생님화 되가시는듯요~ 멋찌쎄욤! 많은 인사이트 얻고 있습니다~
이번주 2기 개강날 1기 멤버들 오라고 다 연락은 했는데, 확실한 답변들이 없네요ㅋ 저랑 총무는 갑니다. 토요일날 뵐께요 ^o^
반장ㅎㅎ간만이네!
2009/09/02 11:10 [ ADDR : EDIT/ DEL ]요즘에 트위터 아예 쉬고 있었는데! 무슨 소식을 들었다는거야?ㅋㅋ 정대표님으로부터 늘 도제식으로 가르침을 받고 있으니, 문체 같은 것이 조금 변모하는 듯. 그런 얘기 종종 듣고 있어요. 그러나 아직 한참 멀었는데, 인사이트의 깊이는 제쳐두고 오로지 문체만 따라가는 게 아닌가 싶어서...
이번 주 토요일에 봐요.
insight가 넘치는 멋진 글이네요ㅎㅎ
2009/09/03 13:53 [ ADDR : EDIT/ DEL : REPLY ]감사합니다!!ㅎㅎ :-)
2009/09/05 12:48 [ ADDR : EDIT/ DEL ]훌륭한 케이스와 인사이트 보고 가요. 좋은 글 공유해주어 감사해요!
2009/09/03 16:30 [ ADDR : EDIT/ DEL : REPLY ]앞으로도 좋은 케이스 많이 찾아서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케이스를 발견하는 힘의 근원은(?) 꾸준한 모니터링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2009/09/05 12:49 [ ADDR : EDIT/ DEL ]정말 좋은 사례 보고 갑니다. 역시 위기를 단순히 관리를 넘어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기회로 만든 교보문고 멋집니다! 저도 이런 좀 질 좋은 포스팅을 해야하는데 말이죠
2009/09/03 23:16 [ ADDR : EDIT/ DEL : REPLY ]흐흐 그냥 어떤 온라인 음악 커뮤니티를 보다가 얻은 케이스들인데...득템하고 기뻤습니다. 앤디님 블로그도 잘 보고 있어요!!! 조만간 인사이트를 오프라인으로 나눌 기회가 생기길.
2009/09/05 12:51 [ ADDR : EDIT/ DEL ]와우~ 인기 폭발인데요...나 역시 인사이트 넘치는 글... 감사합니다. 위기상황에 놓인 기업사례를 보면서, 내가 저 입장에 있을 때 저렇게 판단할 수 있을까 혼자 자문자답해봅니다. 여튼 좋은 글 다시 한번 감사~
2009/09/04 15:16 [ ADDR : EDIT/ DEL : REPLY ]저 역시 교보문고의 전략에 반했지요. 제 것이 아니라 이 인사이트는 교보문고의 것(?)이라 생각합니다. 교보문고의 위기관리 팀과 한 번 일해보고 싶네요.
2009/09/05 12:52 [ ADDR : EDIT/ DEL ]와우~ 정말 번뜩이는 인사이트가 있는 포스팅. 호킴 쌤 블로그에 갔다가 타고 왔지요- 저는 한겨례 PR 아카데미 마지막 기수 반장입니다. 한경으로 옮긴 뒤에는 거의 못 뵈었는데, 이참에 댓글과 발자욱 남기고 갑니다.
2010/11/03 19:05 [ ADDR : EDIT/ DEL : REPLY ]와 오랜만이에요!!! 사진 이뻐요 =)
2010/11/11 10:04 [ ADDR : EDIT/ DEL ]정말 옛날 포스팅인데 이렇게도 방문자가 흘러들어 오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