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소셜 미디어를 오픈하려는 기업들이 상당히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작년과 비교했을 때는 상당히 고무적인 일입니다만, 단순히 기업 제품 및 기술, 이벤트 홍보의 일방향적 소통 수단으로만 소셜 미디어를 인식하고 활용하려는 경향은 변함없이 남아있습니다. 소셜 미디어를 단순히 기업 측에서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는 다른 종류의 "미디어"로 생각하다 보니 이것을 위기관리 관점에서 이해하고, 활용하는 기업들도 드물었습니다. 

LG전자의 경우는 지난 3월부터 블로그를 주축으로 트위터, 플리커, 유튜브 등의 기업 소셜 미디어를 통합적으로 운영해 왔습니다. 그러다 지난 23일, LG전자드럼 세탁기 안전 캠페인을 기업 블로그로 알리면서 LG전자가 그 동안 꾸준히 관리하고 운영해 온 기업 소셜 미디어의 가치가 눈부신 빛을 발하는 듯 했습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커뮤니케이션 해 온 고객, 소비자들이 트랙백, tweet, Retweet, me2DAY 링크 등을 통해 꽤 많은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고 있는데다 LG전자의 이런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이 위기관리 전문가들을 포함한 많은 이들에게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셜 미디어가 위기관리에 있어 중요한 자산으로 여겨져야 한다"는 근거에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소셜 미디어를 기업 리스닝 툴(Listening Tool) 삼아 사전에 잠재된 위기를 감지하자는 것, 소셜 미디어 내 이해관계자 관계 구축을 통한 위기의 피해 정도 레버리징, 소셜 미디어를 통한 신속, 개방적이고 투명한 위기 커뮤니케이션 등이 대표적인데요, 이번 LG전자 케이스는 이 3개 중 뒤의 2가지 근거를 몸소 입증해 주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LG전자 내부적으로 이번 캠페인과 메시지를 모두 디자인하셨는지도 궁금하네요.

이안 미트로프(Ian Mitroff)의 말처럼 잘못을 시인하거나, 제품의 작은 결함이라도 직접 언급하거나(saying it in their own words!), 위기를 인정하거나, 심지어는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상상하는 일조차도 경영진과 기업 인하우스에게는 힘들고 어려운 일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위기의 기업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당연하다고 느낄지 모르지만, 인하우스 입장에서는 스스로 자기 조직의 윤리성, 정직성, 우수성, 심지어는 나 개인의 프로페셔널리즘을 의심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하곤 하니까요. 한 기업의 위기가 조직구성원들의 개인적 위기, 심리적 위기로 확산되기도 합니다. 그만큼 위기관리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자기 불안을 조직 차원에서 이겨내고, 위기를 리드하며 관리하는 기업 앞에 우리는 긍정적인 인상을 받기도 하며 존경심을 느끼기도 합니다. LG전자의 이번 대응은 앞으로 소셜 미디어를 통해 널리 알려져서 기업 이미지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될 거라 확신합니다. 다양한 기업 소셜 미디어 채널들을 활용해 통합적으로 소셜 미디어 위기관리를 진행한 국내 최초의 케이스라 보여지기 때문입니다.

LG전자의 드럼 세탁기 안전 캠페인 insights

1. "리콜"을 커다란 "안전 캠페인"이라는 테두리 안에 넣고 "안전 캠페인"을 핵심 키워드로 커뮤니케이션 한 것은 상당히 전략적. "리콜"이라는 단어가 줄 수 있는 는 불안감이나 부정적인 느낌 최소화.

2. 현 상황에 대한 프레임을 먼저 제시함으로써 위기를 능동적으로 리드(Lead)할 수 있는 주도권을 잡음.
e.g. "최근의 이런 세탁기 안전사고는 제조사의 세탁조 잠금 장치 개선이나 안전캡 무상 공급에도 불구하고 어린이가 세탁조 안으로 들어가 잠이 들거나, 힘이 부족하여 안에서 열 수 없는 경우 등에는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3.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의 안전"이라는 핵심 메시지 강조. 포스팅에 달린 댓글과 트위터를 통해서도 핵심 메시지들을 반복적으로 강조.

4.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상세하게 블로그 포스팅으로 제시함. (이러한 대안들은 언론을 통해서는 이렇게까지 디테일하게 전달되기 어려움. "원하는 내용, 원하는 메시지를 내가 직접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다"는 블로그의 장점을 십분 활용함.) 

5. "LG전자 제품을 포함한 다른 브랜드의 드럼세탁기 소유 고객이라도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게 함으로써 해당 사안에 대해 LG전자가 드럼세탁기 제품 자체의 안전성이 가진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다는 느낌 강조됨. 책임감을 실현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부각됨으로써 소비자에게도 좋은 인상 남김.

6. 이번 캠페인의 시행 논리를 설명하는 문단 내용이 모든 위기 커뮤니케이션 원칙을 충실히 따르고 있음. 문제 자체보다 앞으로 문제가 발생할 부분에 대해 강력한 솔루션을 제시한 것이 상당히 유효했음.   

7. 포스팅 디자인도 컨텐츠나 비주얼 등의 측면에서 모두 완성도 있게 디자인 되었음. 


Posted by 강경은(Sammie)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경은아 오랜만이야.. 글 잘 읽었엉... 날로 발전하는구나 !!

    2010.02.26 06:47 [ ADDR : EDIT/ DEL : REPLY ]
  2. 잘 읽었습니다. 편안한 주말 되세요~^^

    2010.02.26 18:3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댓글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 덕분에 앤디 워홀 전시회 관람하면서 편안한 주말 보냈어요. 시간 나실 때, 앤디 워홀 전시회 보세요~ 큰 감동 받았습니다.

      2010.03.02 15:19 신고 [ ADDR : EDIT/ DEL ]
  3. 이번 사태를 보고 받은 저희 CEO가 안전캡 제공과 리콜보다 더 근본적인 대책을 주문하셨고 결국 '안전 캠페인'을 전개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후속 프로그램도 많이 준비하고 있고 지속적으로 블로그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어린이 안전 대책은 기업뿐 아니라 정부, 경제단체, 소비자 단체 등의 관심이 더욱 요구된다고 하겠습니다. 관심어린 포스팅 감사드리구요~ 귀한 인사이트 얻고 갑니다. ^^

    2010.02.26 19:36 [ ADDR : EDIT/ DEL : REPLY ]
    • LG의 이번 소셜 미디어를 통한 위기관리, 위기 커뮤니케이션에 제가 더 많은 인사이트를 얻었는걸요. 앞으로 캠페인이 전개되는 부분도 블로그와 다른 채널을 통해 구경(?)하겠습니다. 개방적이고 쌍방향 중심의 소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소비자들과 관계를 이어 나가고 있는 LG를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 댓글 감사드려요.

      2010.03.02 15:20 신고 [ ADDR : EDIT/ DEL ]
  4. LG 블로그를 자주 방문하지만, 이런 관련 포스트에 댓글을 다는 것 하나하나가 정말 블로그에 대해 잘 알고 잘 활용한다는 느낌이 들죠...

    2010.03.01 01:0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지속적인 소셜 미디어 트레이닝과 동기 부여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보여 집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이러한 소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이 분명히 LG의 브랜드 이미지와 위기관리 수준을 업그레이드 시켜줄 것이라고 생각되네요. 댓글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

      2010.03.02 15:18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