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을 인정하는 건 말만큼 쉬운 일이 아닙니다. 최근 개인적 계기를 통해 겪어 보니 그렇다는 걸 더더욱 실감합니다. 그래서 기업 위기 발생시 그 피해와 책임을 떠안은 이들의 인지부조화가 그 기업 위기관리 수준을 저하시키는 요인들 중 꽤 큰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에 이르게 됐습니다. 그 인지부조화를 조직의 리더나 담당자 개개인이 얼마나 잘 핸들링 하느냐에 따라 그 기업의 위기관리 대응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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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토록 잘못을 인정하기가 어려운 걸까요?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을 때 나타날 반응을 예상할 능력이 안 되기 때문일까요?
마음 속에 대책 없는 낙관주의가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일까요?
성악설을 믿어야 되는 걸까요? 자존심과 체면, 오만 같은 것들 때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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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그 모든 게 자연스러운 마음의 반사적 작용에서 출발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전에 심리학 수업에서 "인지부조화"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시던 교양과목 강사님이 해 주신 설명들을 떠올려 봅니다.  잘못을 인정한다는 건, 그 잘못이 부른 화가 크면 클 수록 당사자의 뇌 속에 더 큰 인지부조화, 더 큰 불쾌감을 불러 오기 마련이라고 합니다. 그 동안 내가 논리적, 이성적이라 주장해 왔던 것들, 그를 뒷받침 하기 위한 근거들을 단숨에 부정하는 것임과 동시에 내 의사결정이 옳았다는 강한 자기 확신에 모순되는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큰 사안이건 작은 사안이건 간에 어떤 사안에 대해 두 가지 이질적인 생각을 동시에 품는다는 것(=부조화)은 상당한 불쾌감, 불편한 감정, 혼란을 동반합니다. 제 경험상으로도...

이런 느낌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신의 결정이 옳다는 것을 스스로와 타인에게 이해시키려 하다 보면 공격적, 수동적, 방어적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불편한 진실을 배제하고 내 마음이 살아남는 게 내 우선이니까요. 그 때 거치는 프로세스를 쪼개 보면 아래와 비슷한 모습일 거란 것을 심리학 수업 때 배웠습니다.

1) 결과적으론 나쁜 결정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결정이 옳았다는 사실에 먼저 과잉 집착을 보인다
2) 자신의 결정이 옳았다는 신념(착각?)을 보호하고 증명하기 위해서 그에 반대되는 주장에 맞서 싸울 생각을 한다
3) 자신의 결정이 옳았다는 근거로써 자신의 행동을 지나치게 정당화하거나, 외부귀인을 통해 남을 탓하거나, 현실을 부정하는 행위를 택한다

결국 갈등 또는 대립, 모순 관계에 있는 두 가지 명제 사이에서 스스로 인지부조화 상태에 있다는 사실 자체를 인식하지 못 하면, 잘못된 결정이나 선택의 철회가 상당히 버거운 과제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그게 남에게 얼마나 쉬워 보이든, 얼마나 당연한 일이건 간에 말이죠.   

잘못을 쉽사리 인정하지 못 하는 리더들의 입장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끔 하는 심리학 복습 시간이었습니다. 무조건 "진정성을 나타내라", "겸손한 태도로 사과하라", "잘못과 실수에 대해 자발적, 선제적으로 얘기를 꺼내라"와 같은 단편적 행동지침으로는 실제 기업 위기관리 수준을 변화시키는 데에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리더들이 위기 발생시에 뇌와 마음을 가진 한 인간으로서 어떤 느낌으로 사고하고 반응하는지를 보다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그에 맞는 해결책이나 훈련 기법을 제시해야 하지 않냐는 생각이 듭니다.   

Posted by 강경은(S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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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댓글입니다

    2010.10.19 18:37 [ ADDR : EDIT/ DEL : REPLY ]
  2. I like this article,it looks very meaningful.I think It is composed by whitegirl 2012-09-08.Thank you very much!

    2012.09.08 12:27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