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블로그들이 여전히 고민에 빠져있나 봅니다.  미도리 님의 트랙백("기업 블로그가 '왕따'가 되지 않으려면?")을 읽고 나니 '혼자 놀기의 달인'이 되어버린 몇몇 비즈니스 블로그들이 안쓰러워집니다. 조그만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는 저 같은 사람도 공들여 쓴 포스팅이 며칠째 "무플"에 머무르면 가슴이 다 시린데 말이죠. 
상사가 트집 잡을까 딴 부서에서 태클 걸까 외줄 타는 심정으로 세시간 꼬박 포스팅을 했더니 한달 째 무플이더라~ 같은 식이 되어 버리면 그 땐 무슨 낙으로 블로깅을 해야 될까요. 차라리 그 블로깅 할 시간에 네이버 지식in 들어가서 우리 회사 관련 질문에 대답하고 wikipedia 업데이트나 하는 게 더 이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업무 일지, 연구 보고서나 웹진을 블로그에다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소비자와 대화하려는 측면에서 블로그를 시작했다고 하면 말이죠. 

지난 번에 저는 제 블로그에서 "비즈니스 블로그는 대화하려는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 했었습니다. 그 때는 "대화"하라고 무작정 얘기했던 것 같은데, 대화라는 게 무조건 말을 건다고 되는 건 아니라는 것을 언급했어야 했는데 말이죠. 닷새 정도는 샤워를 안 했을 것 같은 추남(또는 추녀)이 다가와서 "저, 진짜 자랑할 게 있는데요~제가 하루에 몇 번이나 응가하는지 아세요~?ㅋㅋ" 라고 했을 때, 우리가 "악, 뭐에요~ 관심 없어요~" 하고 눈을 찌푸린다고 칠게요. 그러면 그 두 문장을 과연 한 세트의 대화로 볼 수 있을까요? 

실제 우리 삶 속에서의 대화는 대화에 참가하는 이들이 상대방에 대한 일정 수준 이상의 관심 또는 목적이 있어야 시작됩니다.  또 상대방에 대한 일정 수준 이상의 배경지식과 이해력을 갖고 있어야 대화가 지속되고, 더 깊어진다는 것은 다들 잘 아실 것입니다. 기자 미팅 하러 가는 동안 택시 아저씨가 정치 얘길 하며 아무리 제게 말을 걸어봤자 대화는 시작되지 않습니다. 저는 택시 기자 아저씨의 정치적 견해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거든요. 이런 진리를 비즈니스 블로거들은 간과하고 있는 게 아닐까요?

대화를 먼저 하길 원하는 쪽은 비즈니스 블로그 운영자들이기 때문에 그들이 먼저 블로그 방문자들에 대해 좀 더 깊이 관심을 가져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관심을 갖고 고민해 본 결과를 블로그 컨텐츠에 반영하면 상황이 좀 더 나아질 거라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왜 그들은 우리 블로그에 찾아올까. 무엇이 알고 싶은걸까. 우리로부터 무슨 얘기를 듣고 싶어하는 걸까.
우리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고, 또 어떤 점이 마음에 안 들어서 우리의 이야기를 읽어 보러 여기까지 온 걸까. 
우리의 블로그가 그들 삶의 어떤 부분을 차지할 수 있을까. 만약 그럴 수 있다면 얼마나 차지할 수 있을까. 
우리는 이 곳을 통해 그들의 삶과 생각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우리의 말 한마디가 그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만약 우리에게 그리 큰 관심이 없다면, 스쳐가는 그들을 향해 어떤 이야기를 던져야 그들이 뒤를 돌아볼까."  

저 정도 고민의 사슬을 항상 머리에 이고 사는 사람이라야 뭔가 대화가 되지 않을까요. 왕따 되는 비즈니스 블로그들을 보면 별 고민 없이 그때 그때 이슈가 생각나면 글을 써서 올리는 것 같기도 합니다. 들여다보면 그런 포스팅들이 꼭 재미도 없고~감동도 없고~ 그렇죠. 앞으로도 무조건 대화해 보겠다, 대화할 창구를 열어 놓겠다 같이 별 대책도 전략도 없는 자세로는 대화가 저절로 이루어 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게서 가장 듣고 싶어하는 말이 뭘까! 더 고민해 보자구요.   

 

 

Posted by 강경은(Sammie)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대화에도, 사람의 몸처럼,눈은 항상 새로운것을 찾고 귀로는 익숙한것을 찾는 복잡한 커뮤니케이션 신경계가 있지 않나 생각하곤 합니다. 꼭 포스팅의 내용이나 메시지만을 생각하는 것... 이제는 버려야 할 때가 왔죠

    2009.02.04 09:38 [ ADDR : EDIT/ DEL : REPLY ]
  2.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게서 가장 듣고 싶어하는 말이 뭘까! 더 고민해 보자구요" --> This is the first step toward PR. :)

    2009.02.05 09:51 [ ADDR : EDIT/ DEL : REPLY ]
  3. 대화란 상대방에 대한 관심이 첫째겠죠. 그 대화의 밑거름이 되는 것이 양질의 포스팅인데..
    기업블로그가 어떤 차별화된 미끼를 제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할 것 같아요.
    무조건 블로거들의 인기만 끌겠다는 목적이라면 오래가지 못하겠죠..생각할수록 쉽지 않아요...
    아~ 제 글을 인용해주셔서 감사해요 ^^

    2009.03.01 17:3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