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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2.21 기업 블로그, 자존심 못 버리면 파티는 없다 (10)

기업 블로그들이 무조건 일방향적인 자사 제품/활동 자랑에 바쁘다고 지난 포스팅에 이야기 했었습니다. 하나같이 소셜 미디어 상의 고객들과 "함께(with)" 대화를 나누겠다더니 "with"는 없고 "at"만 있다는 것입니다. 전통 미디어를 통해 고객과 커뮤니케이션 해 온 오랜 습성과 태도가 그대로 연속되고 있는 듯 합니다. 많은 다른 블로거들이 지적하고 있듯이 소셜 미디어의 "미디어"라는 부분에 훨씬 큰 비중을 두고 있는 듯한 접근을 대체로 보이고 있습니다.

"내가 재미있는 얘기 할테니까 한 번 들어봐." 해놓고 들어 보면 그 이야기가 왜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했는지 도무지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휘황찬란한 신기술 이야기, '엣지 있는' 신제품의 혁신적인 디자인 이야기, 겉은 확실히 번지르르해 보이는 회사 내부 행사 이야기...'우린 열심히 잘 하고 있다', '우린 업계 최고다', '우리가 바로 시장의 독보적인 리더다', '우리는 차별화된 브랜드다' 식의 자기 다짐, 자기 최면(그것이 아무리 명백한 사실이라고 하더라도)이 기저에 깔린 컨텐츠가 대다수의 타겟 오디언스에게는 별로 흥미롭거나 새롭거나 멋지고 섹시한 사실이 아닐 것입니다. 광고와 언론을 통해서 충분히 접할 수 있는 수준의 토픽들입니다.

심한 케이스에는 마치 소비자, 고객과 대화하려는 것이 운영 목적이 아니라 market leadership, product leadership을 자랑하고, '자화자찬' 잔치를 벌이려는 것이 운영 목적인 것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냉정하게 말해서 '그들만의 잔칫집'에 가서 같이 신명 나게 박수 쳐 주고, 매번 열성적인 환호를 보낼 고객들을 다수 보유한 기업이 대체 몇이나 될까요.

기업 소셜 미디어를 만든다는 것은 서로 즐거운 파티(interactive fun party)를 여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대단한 파티의 호스트는 한 기업이 되겠지만, 호스트 혼자 주도하고 혼자 행사 주제들을 꾸려 나가고 혼자 떠드는, 그래서 결국은 혼자만 즐거운 파티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파티 호스트가 이 파티에 관심을 가질 법한 참가자들(예를 들어, 이미 존재하는 브랜드 지지자들)을 먼저 적절한 방식을 통해 초대할 줄도 알아야 하고,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하나둘씩 파티에 입장할 때, 호스트로서의 권위를 버리고, 그들이 이 파티장에서 찾아온 보람을 느끼게 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참가자들이 재미있어 할 만한 신선한 이야기들을 지속적으로 꺼내면서, 이 파티장이 아니면 절대 들을 수 없는 멋진 얘기들도 많이 해야겠죠. 그리고 그런 이야기들을 듣고 난 참가자들의 의견과 비판에 대해 개방적인 자세, 존중하는 자세를 유지하고 그러한 마음가짐을 잘 표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참가자들이, 기업 블로그의 방문자들이 그 파티의 중요한 일원으로 대우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게 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그렇게 해야 겨우 참석한 이들의 머리 속으로부터 "이 재밌는 파티에 좀 자주 찾아와야 겠다, 파티 내용이 너무 재미있다고 호스트한테 꼭 말해 줘야 겠다, 내 친구들도 많이 초대해야 겠다"는 (기업 블로그 운영자들이 원하는) 생각들이 나오고, 파티 호스트에 대한 긍정적인 느낌이 형성 되겠죠.

How to host an 'Interactive Fun Party'

1. 웬만하면 내가 나에 대한 얘기를 먼저 꺼내지 말자.
자체적인 제품 리뷰 내용을 올리거나 '자사 입장의' 제품 관련 이야기만 하는 것은 되도록이면 피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먼저 소셜 미디어 곳곳에서 소비자와 고객들이 자사 제품이나 활동에 대해 어떤 것을 궁금해 하고 있는지, 어떤 이야기들을 하고 있는지 듣고 나서 그 부분에 대해 반응하는 형태의 포스팅이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 기존에 소셜 미디어 상에 존재하는 특정 주제의 대화들을 폭넓게 모니터링한 것을 포스팅 전반부에 언급하거나 캡쳐, 스크랩해서 보여주면서 그에 대한 의견과 답변을 스토리로 엮어 낸다면 그 대화를 주도한 고객들과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고객들의 열렬한 반응은 100% 보장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2. 내 얘기를 굳이 내가 먼저 꺼내야 된다면, 사람들이 좀 알아도 괜찮은 2급, 3급 비밀도 같이 얘기하자.
자사 제품 및 활동, 기술 등에 대한 고객들의 대화가 소셜 미디어 상에 전무한 상황이라면 이런 방식을 추천합니다. 먼저 주제를 꺼내되 임팩트 있는 내용들(예를 들어, 언론이나 다른 채널을 통해 먼저 공개되지 않은 새로운 사실들)을 매력적으로 부각시켜야 합니다.
3. 대화는 '보다 짧고 심플하게' 효율적으로 가져가자. 사족은 버리자.
사람들이 듣고 싶어할 얘기, 사람들에게 꼭 해야 하는 얘기, 내가 하고 싶은 얘기, 나에게 중요한 얘기에 유머, 배려, 친근함이 담긴 말들까지 다 구겨 담으려니 포스팅이 장황해지고 핵심만 흐려집니다. '나에게만' 중요한 얘기들을 너무 많이 늘어놓은 건 아닌지, 쓸데 없고 영양가 없는 이야기들이 너무 많이 들어간 건 아닌지 컨텐츠 자체의 구조와 구성 내용이 갖는 완성도와 효율성, 간결성에 대해서 좀 더 깊이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4.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먼저 입 밖에 꺼내기 전에 '사람들이 궁금해 할 이야기'와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사이의 전략적 연결고리를 찾자.
대부분의 기업은 어디나 소셜 미디어에 써 볼 만한 스토리 컨텐츠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성급한 나머지,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먼저 툭 꺼내면 아무런 효과가 없습니다. 어떻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상대방이 재미있게 받아들이도록 할지에 대한 부분을 더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날 것 그대로 재미있을 수 없다면, 반드시 재미있게 느끼도록 전략적으로 설득할 수 있게 말이죠.  
5. 열린 마음을 갖되, 늘 사려 깊고 신중하게, 온 성의를 다해서 반응하자.
댓글들에 대한 반응이 기계적으로 굳어 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댓글의 내용이 아무리 짧거나 무성의 하다 해도 본능적인 반응 수준에 머무르지 말고 댓글 하나도 신경 써서 즐겁게 답변하는 마음으로 달아야 합니다. 댓글이 한 번 왕복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또 다른 대화가 시작될 정도로 실제 대화하듯이 대화의 연속성을 더 자극해야 합니다. 어떤 고객의 댓글 하나를 컨텐츠의 발아점으로 삼고, 거기서 출발한 컨텐츠를 새롭게 생산해 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6. 누가 오면 최대한 아는 척 하자. 아는 척 하기 전에 한 자라도 더 알아 보자.
방문자들이 댓글(또는 트랙백)을 남기면서 자기 블로그나 각종 소셜 미디어 주소를 남기면, 댓글을 달기 전에 그 주소를 따라가서 방문자에 대해 단 1분이라도 방문자의 핵심 정보를 최대한 파악하고 나서 댓글을 달아야 합니다. 마치 소개팅 전에 주선자로부터 상대방 정보 주워 듣듯이, 얕게라도 공부를 하고 막상 마주할 때는 조금이라도 더 '아는 척'을 해서 '나에게 관심이 진짜 있다'는 느낌을, 적어도 '나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면서 나에게 떠들고 있는 건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게끔 만들어야 합니다. 이런 작은 투자가 팬을 만들고, 친구를 만듭니다.  


Posted by 강경은(S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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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재미있네요. 감사합니다!

    2010.02.22 17:44 [ ADDR : EDIT/ DEL : REPLY ]
  2. 레몬치즈

    좋은글입니다 잘읽고갑니다 ^^

    2010.02.23 17:20 [ ADDR : EDIT/ DEL : REPLY ]
  3. 여긴 정말 멋진 블로그에요. 흥미로운 인사이트가 가득합니다!

    2010.02.23 21:2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PleasantPD님도 자주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사이트 생길 때마다 항상 블로그로 공유하려고 더 애쓰겠습니다 :)

      2010.02.25 12:53 신고 [ ADDR : EDIT/ DEL ]
  4. kay

    아카데미 3기 김성은이에요>.< 어떻게 PR관련 블로그들 흘러 흘러 타고 왔더니 여기까지 왔네요. 정말 신기합니다.

    2010.02.24 11:39 [ ADDR : EDIT/ DEL : REPLY ]
    • 선배님인 줄 알고 댓글 달았더니..알고 보니 2.0 3기 성은씨군요~ 앞으로 트위터랑 블로그로 자주 커뮤니케이션 해요 :) 내일 모레면 보겠네...

      2010.02.25 16:32 신고 [ ADDR : EDIT/ DEL ]
  5. 와 역시 정확하게 잘 찝어 이야기합니다. 항상 잘 읽어보고 배우고 있습니다.

    2010.03.09 11:05 [ ADDR : EDIT/ DEL : REPLY ]
    • 아, 오늘 또 와 주셨군요! 방문자에 목 마른 사람인지라 이렇게 다시 찾아주시고 댓글 남겨주시니 감사해 하고 있습니다. 칭찬도 황송한 마음이고...어쨌든 블로그 포스팅할 힘이 나는 것 같은데요? 피드백 감사 드립니다.

      2010.03.09 11:38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