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의 최선은 위기에 끌려다니지 않고, 현실 세계의 시나리오를 직접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적극적이고 전략적인 대응을 통해 시나리오의 흐름을 뒤바꿀 수 있어야 한다. 그런 힘(=탁월한 위기 대응력)은 어디서 나올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대본을 잘 쓰는 드라마 작가의 자질을 갖추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작가들이 실제 삶에서 소재를 얻고, 수없이 많은 습작을 통해 트레이닝을 하듯, 위기 대응력의 업그레이드도 역시나 직접적이고 간접적인 현실 속 경험에서 나온다. 꼭 이런 위기관리 트레이닝 프로그램들을 통해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내부에서 위기관리에 오너쉽을 가진 몇 명이 모여서 토론을 하며 워크샵을 하는 것만으로도 일단은 좋은 시작이다. 돈 한푼 들지 않고도 어느 정도는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물론 많은 자료 수집과 분석, 추가적인 공부가 자율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예산이 있고 없는 두 가지 경우에 대한 훈련 팁을 써 본다.

1. 시나리오에 등장하는 인물(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100% 이해하고, 감정 이입을 할 수 있어야 하며 구체적인 분석 내용이 머리에 사진처럼 저장되어 있어야 한다.
▶ No Budget? 내·외부 공중 분석 실행 후 보고서 작성
▶ Ready for an upgrade? 내·외부 공중 분석 실행 후 보고서 작성 & 가상 시나리오를 통한 이해관계자 Role-playing 워크샵   

2. 시나리오의 국면을 전환시키는 결정적인 대사를 마구 써낼 수 있어야 한다.
▶ No Budget? 다양한 이슈별 키 메시지 구상 후 내부 공유
▶ Ready for an upgrade? 다양한 이슈별 키 메시지 구상 후 내부 공유 & 미디어 트레이닝

3. 어떤 사건이 연쇄적으로 일어나서 위기를 악화시키거나 약화시킬 수 있을지 상상할 수 있어야 한다. "What if"를 주문처럼 외면서 상상력의 한계를 떨쳐 버려야 한다. 그리고 상상한 사건들과 변수에 대해 주인공이 어떤 대응을 해야 가장 긍정적이거나 가장 부정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는지에 대한 예상이 적중해야 한다.
▶ No Budget? 다양한 위기 시나리오 구상 및 숙독 + 상황 흐름 예상
▶ Ready for an upgrade? 다양한 위기 시나리오 구상 및 숙독 + 상황 흐름 예상 &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4. 짧은 시간에도 주어진 소재로 멋진 시나리오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순발력과 준비된 자세를 지녀야 한다. 늘 데드라인에 쫓길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항상 닥쳐 오면 바로 해치울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 No Budget? 위기 대응 가이드라인 준비 및 전사적 공유
▶ Ready for an upgrade? 위기 대응 가이드라인 준비 및 전사적 공유 & Emergency Drills 


Good luck!
Posted by 강경은(S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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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촐하게 대표님, 이사님과 회사 근처에서 홍어삼합을 먹다가 소셜 미디어 팀과 디지털 위기 커뮤니케이션 얘기가 나왔다. 내가 좋아하는 한 똑똑한 학생이 지난 PR 아카데미에서 질문을 한 것이다. 디지털 위기 커뮤니케이션이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데, 그에 관련한 매뉴얼과 프로세스가 따로 존재하느냐는 것이었다. 과연 그것이 따로 존재해야 할까? 대표님과 이사님의 대답은 "No" 그리고 나 역시 "I think so too."다.

조직 내부의 모든 위기관리 프로세스는 위기관리 팀에서 통제해야 하며, 특히나 메시지로 위기에 대응하는 위기 커뮤니케이션의 경우, 주로 PR팀이 그 역할을 맡는다. 기존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주체가 그대로 디지털 위기 커뮤니케이션에 임하면 된다. 위기 커뮤니케이션의 사령탑인 PR팀으로서는 소셜 미디어가 부상하면서, 고객, 정부, NGO 등의 이해관계자 리스트에 "소셜 미디어 오디언스"라는 항목이 하나 더 추가된 것 뿐이며, 매스미디어에만 국한되어 있었던 위기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하나 더 늘어난 것 뿐이다. 마치 소셜 미디어라는 아주 새로운 채널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전략과 새로운 메시지가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은 지나친 근심이 불러온 오해다.  

소셜 미디어의 오디언스는 기존 우리 제품과 브랜드의 오디언스와 전혀 다른가? Nope.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전달할 메시지가 기존에 우리가 미디어나 다른 아웃렛을 통해 전달한 메시지와 전혀 다른가? Nope.
소셜 미디어만을 위한 별도의 전략적 방향이 반드시 필요한가? Nope.
단지 플랫폼이 새로와서 그 새로운 플랫폼에 어울리는 방식으로 메시지를 구성하고, 메시지를 심으면 되는 것이다. 한 가지 행사를 놓고도 일간지에 나가는 기사와 월간지에 나가는 기사, 주간지, 무가지에 나가는 기사가 다르다. 그 정도의 차이뿐이다. 하지만 소셜 미디어는 미디어와 전혀 다르기 때문에 특별 대우를 해 줘야 한다는 식의 메아리가 아예 맨땅에서부터 디지털 위기 커뮤니케이션을 준비해야 하나 하는 고민을 하게 한다. 

마치 세상 천지가 소셜 미디어로 뒤덮여 가는 것처럼 소셜 미디어 붐이 막 일어나기 시작했을 때, 사내에 소셜 미디어 전문가들을 새로이 영입해야 한다는 기업도 있었고, 아예 소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만을 위한 태스크포스 팀을 구축하는 기업도 있었다. PR팀 내부나 마케팅팀 내부가 아닌 별도로 팀이 꾸려지기도 한다. 아니면 기업 내부 소셜 미디어 에반젤리스트가 따로 놀기도 했다. 이런 형식의 소셜 미디어 접근은 비효율적이고, 그 효과도 떨어지고, 시간과 예산의 낭비라고 본다. 별도의 소셜 미디어 팀 없이, 별도의 디지털 위기관리 프로세스와 매뉴얼을 갖고 가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기존 위기관리 인력을 갖고 소셜 미디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워크샵을 치르고, 얼마 동안의 지속적인 체험 및 실험을 하는 것으로도 일단 소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기본 준비는 끝낸 거 아닌가. 기존의 위기관리 인력을 훈련시킬 시간이 부족하거나, 물리적으로 기존 인력들이 새로운 일을 더 떠안을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별도의 작은 조직을 만든다고 해도 그 조직은 통합된 위기관리를 위해 반드시 PR팀에 소속되어 있어야 하고, PR팀 아래에서 움직여야한다. 소셜 미디어 팀을 "혼자 놀기의 달인"으로 만들지 말자. 그러다 되려 위기를 만들 수도 있다. PR, 마케팅, 광고를 위한 툴로만 쓰던 소셜 미디어가 위기 때는 칼이 되어 돌아올 수 있는데 이 칼은 누가 막느냔 말이다. 위기관리 사령탑과 따로 노는 커뮤니케이션 조직은 이유를 막론하고, 절대 불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자.   



Posted by 강경은(S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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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기 친구들이 인상적이네요...ㅋㅋㅋㅋㅋ소셜미디어 팀은 당근인가요?ㅠㅠㅠㅠㅠ

    2009.09.25 10:47 [ ADDR : EDIT/ DEL : REPLY ]
    • 넵, 원래 저 고기 중의 하나들이어야 되는데...독립된 분자처럼 저렇게 동떨어져 있는 당근이 되었네요.

      2009.09.25 16:45 신고 [ ADDR : EDIT/ DEL ]
  2. 사진을 보고도 당근인줄 모르고 있는;;
    좋은 포스팅 감사합니다 :)

    2009.11.17 02:5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피드백 감사합니다!
      저 당근이 당근인지 모르셨던 것처럼 소셜 미디어 팀을 갖고 있는 내부에서도 과연 소셜 미디어 팀의 정체(?)와 역할에 대해 모두가 이해하고 있을지도 의문이네요.

      2009.11.18 17:11 신고 [ ADDR : EDIT/ DEL ]

클라이언트가 하나둘씩 늘면서 요즘 클라이언트로부터 배우는 것이 참 많다. 인하우스 경험 한 번 없는 나지만, 프로젝트를 활발하게 진행하는 동안은 마치 임시직으로 인하우스에서 일하는 기분이 들 때도 있다. 어제 회식 자리에서 장어를 구우면서 대표님, 이사님과 나눴던 이야기인데, 새로운 클라이언트를 접하면 접할수록 일반적인 인하우스의 구조나 문화를 좀 더 이해하게 되고 위기관리에 대해서도 더 깊은 인사이트를 새롭게 얻게 된다. 참 감사한 일이다.

일반적인 PR AE의 꿈을 갖고 있었을 때는 인하우스를 바라보는 눈이 달랐고, 모든 인하우스의 퍼포먼스에 대해 똑같은 잣대를 들이대고 그에 대한 평가를 혼자서 해 보곤 했다. 일이 터졌는데도 허우적대는 인하우스를 보며 비아냥거리기도 했고, 상황 파악도 못한 채 고집만 피우는 인하우스를 보며 한심하다는 생각까지도 했었다. 사실 이건 모든 AE들의 취미일거라는 생각이 든다. 더 노력하면, 더 밀어 붙이면 퍼포먼스가 더 좋을텐데...더 달려들면 훨씬 좋은 결과가 나올텐데...더 오너쉽을 가지면 일의 국면이 확 달라질텐데...왜 그럴까? 몰라서 그런 걸까? 알면서도 안 하는 걸까? 오지랖 넓게 고민하곤 했다.

그런데 요즘엔 그런 상황을 발견할 때마다, 99%의 경우 "내가 인하우스라도 그럴 수 밖에 없을 걸"이라는 생각을 한다. 인하우스 분들도 결국은 한 조직의 시스템과 관습에 종속된 구성원들의 일부일 뿐이라는 것이다. 기업의 일원으로 살다 보면 시스템 이기는 사람 없다는 게 진리처럼 느껴질 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기관리 시스템 개발과 트레이닝을 가까이 하려는 클라이언트들이 점점 늘고 있어 감사하고, 또 현명한 선택을 하신 것이라고 감히 말씀 드리고 싶다. 사람 있고 시스템 있지, 시스템 있고 사람 있는 것은 아니지 않나. 하나부터 열까지 사람들(궁극적으로는 해당 조직의 위기관리 팀)을 다듬어 가면 된다. 그럼 위기에 취약하던 시스템도 체질이 바뀐다. 위기라면 곧 눈을 질끈 감고 시간아 가거라 하던 이도, 쏟아지는 언론의 인터뷰 요청에 걸음아 날 살려라 도망가던 이도, 내 조직에 무슨 위기가 벌어졌는지 모르고 자기 업무만 신경 쓰던 이도 한 눈에 달라진다. 경험해 보는 것과 경험해 보지 않는 것은 천지 차이라고, 위기관리 트레이닝 한 번 받고 나면 하다 못해 위기 의식이라도 갖게 된다. 정말 운이 좋은 경우에는 위기관리에 대한 감을 잡을 수도 있다. 그렇게 트레이닝을 받은 이들이 가득한 조직은 트레이닝 후에 위기관리 역학 구조 자체가 달라진다. 느리고, 멍청한 시스템이 조직원들을 지배하고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잘 훈련된 조직원들이 시스템 자체를 쥐어 흔들 수도 있다. 결국은 시스템이 사람의 행동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곧 시스템을 형성해 나가는 구조로 바뀌면서, 더 나은 위기관리 능력과 순발력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최근 들어 클라이언트들을 직접 트레이닝 현장에서 코칭하고, 곧바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늘어 나면서 늘 감사하는 마음이다. 시스템 앞에 잘난 사람, 완벽한 사람 하나 없다지만, 철저한 준비와 대비 훈련 앞에서는 사람이 이길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본다. 위기관리 트레이닝은 한 번 하고 나면 그 효과를 맹신하거나, 비포와 애프터 사이의 차이를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시쳇말로 '위기관리 트레이닝 해 봤어요? 안 해 봤으면 말도 하지 마세요'다. 진심으로.


Posted by 강경은(S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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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R업계 돈은 다 스트래티지 샐러드로 모이오~~

    2009.09.25 09:54 [ ADDR : EDIT/ DEL : REPLY ]
    • 흐흐 위기관리 시스템과 트레이닝이 필요한 이들의 예산은 다 여기로...:) 이부장님, 10월에는 꼭 찾아 가겠습니다ㅠㅠ

      2009.09.25 16:44 신고 [ ADDR : EDIT/ DEL ]
  2. 요새 정말 좋은 경험하고 다니시는 것 같아요! 부럽부럽!

    2009.09.25 10:45 [ ADDR : EDIT/ DEL : REPLY ]
  3. 코치님, 한경2기박보연입니다.
    글 정말 잘 쓰시는 것 같아요. 저도 모르게 넋놓고 쭉- 읽어내려갔다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코치님께서 지난 번 말씀하셨던 것-"위기관리가 참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에 저 또한 빠져들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소셜미디어도 살짝 그러하기에 헷갈리지만요 ㅜㅜ) 많이 여쭙고 배울게요 ! 해피추석 되셔요♩

    2009.10.02 21:10 [ ADDR : EDIT/ DEL : REPLY ]